롤리타

글동네/리뷰 2008 2010. 4. 1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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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성립

-사랑에 기준은 무엇인가-

 

<로리타>가 발표된 시기는 1955, 프랑스다. 미국에서 재출간되면서 많은 관심을 모았는데, 이 시기를 생각할 때, 나보코프의 소설이 선정성 논란에 휩싸인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논란 속이 되는 이유는 작품의 내용이 사회 통념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설에서 묘사의 중심이 되는 대상은 단연 ‘소녀’이다. 그 ‘소녀’를 관찰하는, 애정이 넘치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은 ‘중년’이다. 사회에서는 험버트의 광기가 사랑에 개입되어 파국에 이르는 과정보다 그들의 나이 차이에 초점을 두었다. 소설을 보면서 위에서 언급한 ‘소녀’와 ‘중년’을 제외하고 생각해 본다면, 논 란이 될 만한 소지가 없다. 한 사람의 광기어린 사랑으로 상대는 물론, 자신까지 파탄에 빠뜨리는 이야기로 볼 수 있다. 그 소재가 가져오는 충격이 논란이 되었고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여러 장점들이 묻혔다.

그러나 이 ‘소녀’를 빼고 <로 리타>를 이야기할 수는 없다. 과연 ‘중년’의 ‘소녀’에 대한 사랑은 성숙한 여인에 대한 그것처럼 용인될 수 있는가. 작품 내에서 험버트는 로리타가 아닌 다른 소녀에 대한 묘사도 나온다. 특히 1부의 전반부에서 많이 나오는데, 이를 단순하게 생각하면 험버트가 자신의 이상형을 기술한 대목이다. 그의 이상형은 ‘님펫’이다. 각 각의 사람은 각각의 이상형을 가지고 있는데 험버트가 바라고 있는 이상적인 연인의 모습은 그가 유년에 겪은 첫사랑과 같은 모습이다. 또한 그가 유년기에 바라보았던 아버지도 이 이상형에 영향을 주었다. 그의 이상형은 보통 사람과 이렇게 다를 뿐이었다.

험버트는 이렇게 자신의 이상형이 어떻게 일반 사람과 다른 지 충분히 알고 있었다. 자신의 사랑이 사회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 지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그의 정신병원에서의 행동은 그가 사회를 잘 이해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그는 성숙한 여인을 사랑할 수 없다. 이것은 사랑의 비극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장애물은 그들의 가문이었듯, <로리타>에서는 험버트의 유년의 잘못된 사랑관()이 그의 일생 전체에 비극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그 는 자신의 사랑관이 잘못되어 있다고 말하지 않으나, 그것이 사회에서 통용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이 사실은 우리가 옳은 사랑관을 가지고 있는지 다시 되돌아보게 한다. 옳은 사랑은 무엇인가. 사회 통념에 부합하는 사랑만이 옳은 사랑인가. 사회 통념의 지독한 방해를 극복하는 험버트의 사랑은 위대하지 않은가. 그저 광기라고 당신은 말할 수 있는가. 사랑은 광기가 아니었던가. 독자가 알고 있는 사랑은, 옳다고 생각하는 사랑은 무엇인가.

사회에서 용인되는 사랑은 시대에 따라 다르다. 일부다처제가 허용되던 시기에 남자는 지금의 관점에서 볼 때, 난봉에 가깝다. 제 도에 따라, 사회의 개방에 따라 입 밖에 낼 수 있는 사랑은 제한되어 왔다. 그러나 사랑은 내부에서 이루어진다. 험버트도 자신의 사랑에 대한 관점을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려 하지 않았고, 자신의 사랑이 얼마나 그들에게 배척받는지 알고 있었지만, 그는 자신의 사랑관을 버리지 못했다. 그에게 사랑은 질병일 수도 있다. 그의 몸을 파멸시키는 암적인 요소일 수도 있다. 그러나 험버트가 사랑의 대상을 바라볼 때 느끼는 희열, 세밀함을, 그 런 미친 사랑을 사람들은 찾고 있지 않았던가. 그렇게 미친 듯이 사랑하기를 원하지 않았던가. (2006.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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