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28

내일은 라면을 먹어야지. 계란을 풀어서 포근하게 끓여야지. 뾰족한 매운맛은 깎아 버려야지. 그리운 참기름도 없고 환한 식초도 없이, 터벅터벅 퇴근길 같은 텁텁한 돼지고기만 반주먹 넣어야지. 몰래 먹어야지. 몰래 MSG 넣어서 그때로 돌아가야지. 아무 것도 흘리지 않고 먹어야지. 바닥까지 깨끗하게 남김없이 의연하고 당당하게, 딱 한 번만 먹을 것처럼 단단히 냄비 손잡이를 잡고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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