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30

봄은 밤낮없이 겨울을 밀어내고, 나는 다 잊었다. 속을 앓던 냄비는 식어가고, 나는 다 버렸다. 푸른 잎이 삭은 책장 사이로 걸어나왔고, 나는 다 울었다. 비가 내린 동네는 계절이 바뀌고, 나무는 기지개를 켜고, 해가 밝고, 나는 또 일어났다. 밤낮도, 봄가을도 모르고, 나는 또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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