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앓았더니

아직도 완쾌가 안 됐다.


몸의 습관은 그대로 남아

멀쩡한 양, 행동하지만

몸은 금세 지쳐 따라오지 못한다.


그래서 멈춘다.

돌아본다.


들판을 달려온 게 아니었구나.

커다란 계단 위라는 걸 잊고 있었구나.

내가 달려온 길은 도로가 아니다.

계단의 가로면이다.

내 앞에 있는 것은 벽이 아니다.

계단의 세로면이다.


흐흐흐.

병 덕분에 멈추었고,

생의 다른 면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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