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05

불을 끈다. 캄캄하다. 자잘한 빛이 고개를 든다. 조금 보이고 점점 밝아진다. 나름 보이지만 충분히 밝지 않다. 구석엔 어제가 조금 부서져 있다. 어둠에 적응된 것 같다. 냉동실을 열어도 불이 켜지지 않는다. 얼려놓은 계획들이 꽤 상한 것 같다. 의자에 걸쳐놓은 기록은 모두 망가진 것 같다. 시일이 지난 초대장에 적힌 내 이름이 희미하다. 눈을 비벼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오늘도 의무감으로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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