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14

진실은 비틀린 탁자에 놓인 컵처럼 불안하기만 하다. 오해는 의외로 반듯하게 날아가 가슴에 꽂힌다. 내용은 잊혀지고 충격만 기억된다. 불쾌를 논리로 재단하는 사람은 독선적인 폭군이 되고, 기만을 포용하던 사람은 깨끗하고 좁은 바닥에서 쪽잠을 잔다. 우리는 스스로 산다는 거짓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여전히 구분하고 갈라서 혼자 남기를 바란다. 남은 바람은 용서에 이유를 찾지 않기를.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걷기를. 빠르지 않고, 차갑지 않기를. 동등하게 싸우고 용서하기를. 중요한 것은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기를. 그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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