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07. 02

아프고 모자란 것, 여전히 가득하다. 찢어지거나 부서진 것, 태반이다. 느려지고 뒤쳐진 것, 즐비하다. 닳거나 흐릿해지기 십상이다. 어딘가는 사라지고, 누군가는 잊혀진다. 어느새 달아나 떨어져 구르고 흘러 멀어진다. 폐허로 달려가는 것들과 이마를 마주해야지. 이 스러져가는 것들을 눈가에 새겨야지. 손바닥으로 떨어지는 잎사귀에도 이름을 찾아주어야지. 모든 것과 함께 걷기보다, 조각난 것들의 맞은편에 서야지. 그렇게 한 줄씩 주름을 적어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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