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31

평생 반말만 들어온 비닐봉지. 손잡이를 늘어지게 잡는 아이는 물건을 꺼내자마자 비닐봉지를 발로 찼다. 떨어지면 차인다. 다시 떨어지면 차인다. 발과 한참 놀던 비닐봉지는 구겨지고 묶여, 이내 무거워진다. 가라앉진 못하고 멀어지긴 좋은 무게. 아이는 한참을 휘두르던 비닐봉지를 온 힘을 다해 던진다. 비닐봉지는 늘 작별하고 기다린다. 썩지 못한 비닐봉지에겐 늘 기대가 있다. 돌멩이도 하나 없는 바닥을 구르는 비닐봉지. 늘어진 손잡이만큼 그림자가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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