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28


화분에 노래를 심었지. 물을 부었어. 잘 자라겠지 싶었지. 외면한 아침에도 잎사귀에서 시간은 흘렀지. 예쁜 무늬가 새겨진 컵에 물을 가득 담아. 마셨지. 싱싱한 채소는 유리컵에 모아. 먹었지. 푹신하게 쌓인 먼지를 쓸어. 버렸지. 아픈 밤에도 잎을 따라 시간이 흘렀지. 설피 잠들어 꾸는 얕은 꿈에서, 노래는 꽃을 피웠지. 그 꽃내음을 맡으려다 황급히 깬 새벽, 해는 아직 창을 넘지 못했는데 화분은 이미 말라버렸지. 꿈과 노래는 아무래도 떠올릴 수가 없는데, 넌 언제나 새벽꿈처럼 짧고 선명하게 아름답지. 마른 화분을 보며, 난 다시 꿈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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