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 22. 2019



해가 질 때마다 노래를 버렸어.
오랫만에 노래방에 갔을 땐 주머니에 한 곡만 남아있었지. 기분 좋을 때 불러야지, 아니 위로가 필요할 때 불러야지, 더 좋은 자리에서 불러야할까 고민하면서, 손가락으로 노래를 계속 만지작거렸어.
집에 도착했을 땐 노래는 구겨져 알아볼 수 없었어. 마지막 남은 그 노래 뒷면에 연필로 너의 손을 그렸어. 버린 노래만큼 실패한 편지를 그 손에 건네고, 지우개를 들었지. 어디까지 지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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