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25.
서둘러 걷던 여자가 떨어뜨린 날짜에서 새싹이 돋았다
여자는 한 번도 돌아보지 않고 휘청거리지 않고
지하철 역으로 저물었다
새싹은 누구나 볼 수 있고
아무도 보지 않는 길에서 자랐다
새싹에서 철근이 자랐다
철근은 한쪽 방향으로만 자랐는데
반대쪽으로 자란 그림자와 무게가 같았다
해가 지기 전에 지나가던 고양이가
철근을 잘라 시장에 팔았다
지하철 역에서 다시 여자가
새 날짜를 구매하러 떠오를무렵
남은 그림자는 황혼과 함께 빨갛게 물들었다
여자는 그림자 위를 바삐 걸었다
마감임박이라 쓰여있는 전단지를 움켜쥐고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won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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