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윤동주, 김소월 시집 초판 복간본.









2016. 1. 4. 

나는 아주 빠르게 먼지가 되는 중이다 

더 많은 바람을 뺨에 맞고 

더 질퍽한 흙을 발가락으로 움키고 

팔과 다리에 햇볕을 따갑게 맞으며 

먼지가 되는 중이다 

어머니가 밥 먹었냐 물어보신다 






2016. 1. 9.

창문을 닫자 눈이 내린다 

천정에서 물방울이 떨어져 뒤돌아보면 

어깨를 두드린다 

멀건 국 위로 피는 안개로 

표정을 감추다보면 

창문을 열 수 있지 않을까, 부릉부릉 

눈 오는 소리 들리지 않을까





나의 역사는 매일

나로부터도 매일

잊혀지고 있구나







2016. 1. 25.

자본주의가 말하길,

인간은 모두

장사꾼이 되어야 한다.


나는 방안에서 지폐를 태웠다 

더운 바람을 방에 가두고 

겨울을 향해 농성했다 

창문은 얇고 투명했다 

지폐를 더 태워도 투명했다 

그을음을 창에 두껍게 칠했다 

겨울이 감히 들어오지 못한다 

이것이 돈의 힘인가







2016. 1. 30.

누구나 감기에 걸린다

누구나 감기가 낫는 건 아니다.








.....








2016. 2. 22.

사람들 빽빽히 서있는 방안에

틈새를 찾아서 비집고 들어가

천정에 매달린 도넛을 향해서

얼굴을 디밀어 한입을 물고는

바닥을 봤더니 올라간 거리를

그만큼 추락해 구덩이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흙으로 돌아가




@won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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