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과 결과가 틀어질 때,

보통 좌절, 아쉬움 등을 느끼지만

요리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도 좋다.


먹으면 그만이다.


모두 없었던 걸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물론 재료만 있다면.




오믈렛, 오므라이스로 불리고 싶어하는 녀석이다.

그러나 모양내기에 실패.

개인적으로 두툼한 럭비공 모양의 오믈렛을 좋아하는데,

후라이팬의 면적이 너무 커서 번번히 실패한다.

저래 보여도 밥보다 계란이 더 크다.

맛은 그래도 일정하지만, 이게 쉽게 되면 한식 조리사 자격증을 땄겠지. 


풋고추, 고추기름을 살짝 얹고, 

간장은 향만 날 정도만 접시에 흘렸다.









닭가슴살은 나에게 있어 가장 쉽게 구할 수 있고, 저렴한 고기다.

소고기는 왜인지 모르게 주변에 한우 밖에 없고,

돼지고기는 살짝 지겨울 때가 있다.

그래서 자주 등장하는데 치킨은 별개로 치자.


양송이 버섯은 참 마약, 아니 마법 같은 존재다.

그저 구웠을 뿐인데 이상하게 돼지고기를 숯불에 구운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눈을 감고 먹으면

마치

젓가락이 이에 닿는다.









독일 소시지가 맛있다는데,

독일 갔을 때도 잘 모르겠지만

맛있는 소시지는 분명 존재한다.

다만 비쌀 뿐이지.


닭고기나 먹자.


오랫만에 파를 구웠다.

파는 기름에 먼저 구우면 중화풍을 낼 수 있고,

직화에 구워 껍질을 벗기면 단맛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직화는 귀찮잖아.










무도에서 짜왕이 나오자마자 샀다. 무도의 무서움.

근데 사진은 연복이형꺼.

마늘을 크리스피, 바삭하게 따로 구우면서, 

후라이팬의 남는 공간에서 계란 후라이를 부쳤다.

그리고 다른 불에서 면을 끓이고 

약간의 물이 남은 상태에서 소스와 마늘, 파를 넣었다.


구운 마늘은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 놓고 써도 좋을 만큼

어느 한식에나 어울리는 좋은 향신료다.


물론 나는 그냥 갖고 있다가 곰팡이를 틔우는 용도로 쓰지만.













나에게는 굽는다는 행위가 가장 쉽다.

물을 끓이는 삶기보다 

후라이팬과 기름을 달구는 게 빠르다.

무엇이든 구워보세요.

저번에는 약간 쉰 열무김치도 구워봤다.


상한 건 버리는 게 좋다.









이건 어머니 음식입니다.

보기보다 맛있습니다. 언제나 그렇죠.

어머니 음식은 화려함보다 내실을 추구합니다.

그래서 먹으면

안에서부터 무언가 차오릅니다.


분명 먹던 음식인데 먹을 때는, 

이게 어머니 손맛이야라고 단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다가

바깥 음식에 지쳐있을 때쯤에서야

한 번 집어먹고서 그리워하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각자 다를 그 맛입니다.









당근을 사 보았습니다.

딱히 당근을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만

샘킴이 하도 삶아대길래 (야채 육수러)

야채 파스타를 만들어보았습니다.


마가린을 넣는게 실수였어.

올리브유를 썼어야 했는데.









일부러 불규칙하게 당근을 썰고,

양파, 돼지등심을 함께 굽는다.

마트에서 많이 파는 술안주 옥수수 뭐시기를 넣고 섞는다.


좀 심심하면 소금과 저 뭐시기 국물을 조금 넣는다.

아침 식사 대용이다. 조금 상세히 말하자면,

고기를 좋아하지만 이제부터 아침에 고기를 구워먹는 건 조금 줄여볼까해

라고 결심한 사람의 아침으로 적당하다.

아니면 술안주.

단맛을 좋아하면 맛술을 넣어도 좋다.







뻥 뚫리지 않는 날씨다.

뭔가 맛있는게 없을까.


@won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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