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20.
어디에 비가 내리건
꽃잎 위여라
2015. 08. 15
우리는 빛을 보며 시력을 잃고 있다.
가로등이 아닌, 등이 비추는 거리를 보아야 할 텐데.
2015 8 26
많은 질문을 던졌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결국
미안하다는 말 뿐이었다
2015. 8. 30
인정
당신의 (글)이 (문학)인 만큼 내 (글)도 (문학)이다. 내 (글)이 (문학)으로 불리고 싶은 만큼, 당신의 (글)은 분명 (문학)이다.
2015. 9. 1
바람이 분다. 시원한 바람인가 차가운 바람인가 누구를 밀어내는 바람인가 밀어주는 바람인가 묻지 마라. 바람이 말한다.
안녕하세요. 바람입니다. 좀 지나갈게요.
2015. 9. 8.
해가 기울고 그림자는 자랐을 텐데, 나는 아무래도 좋다며 그림자의 색깔만 가지고 불평을 했다.
해가 지고나면 그림자는 내 옆에 꼭 붙어있었을 텐데, 나는 밤이 온통 그림자 색이라며 불을 켰다.
2015.09.30
피아노는 멸종했습니다.
마지막 피아니스트의 아들은 그랜드 피아노 앞에 앉아, 도레미를 순서대로 눌러보았다.
부엌에서 물 끓는 소리가 들렸고, 음계는 잊혀졌다.
@won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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