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간단한 소개

하루키의 신작이 일본에서 돌품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서점가에서도 이미 그 인기몰이를 기대하고 있다.
어둠의 저편, 도쿄기담집으로 소소했던 그의 글이
다시 한 번, 샤아처럼 역습을 꾀하는데....

그래서 정주행!
....이라고 보기엔 많이 건너뛰고 있지만....




1. 겉보기

볼품없다.
뭘기대하는건가.
하루키는 작가다.

문단 구분기호는 양인지 젖소인지 모르겠네.

이 작품으로 450페이지를 넘기는데
사실 이건 시리즈가 아닌 시리즈물.




2. 들춰보기

<양을 쫓는 모험>은
우리나라 초판이 95년, 벌써 15년이 다 되어간다. 
그러나 그 글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그가 제시하는 연도와
해설자들이 풀어놓는 해석이 낡았을 뿐.

내용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양을 쫓는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양은 실제의 양이 아닌,
암흑 권력의 양이자, 신적 존재의 양, 
절대 권력의 배후(? 이건 좀 아닌가)

힘없는 한 이혼남이 반 강제로 양의 흔적을 쫓기 시작한다.
양을 쫓았던 친구, '쥐'의 편지 또한 그 단서 중 하나.
마치 영화 '다크엔젤' 같다. (드라마와 다름)

맨 뒷장에 콧대 높은 작품해설이 나오는데 씁쓸하기 그지없다.
'하루키의 문장은 그냥 지나치기 쉽다' 는 얘기 빼놓고는
하나도 마음에 들어오는 평이 없다.

하루키의 젊은 시절이 어쩌고저쩌고,
학생운동 시절의 어쩌고저쩌고,
당시 권력은 어쩌고저쩌고....

제길,
그러니까 그 좋은 한용운 님의 시를 그따구로 해석하는 거 아니냐.
그렇게 해석하니까 학생운동 안해본 사람은
일제 강점기를 겪어보지 않은 이들은
6.25를 겪어보지 않은 세대는
우리의 시를 공감할 수 없다고 여기게끔 하는 거 아니냐.




3. 매력 Point

모든 분노를 젖혀두고, 이 소설은 흥미롭다.

일단 이야기. 이야기의 구성이 탄탄하다. 
독자가 흘릴 수 있는 부스러기를
후반부는 잘도 주워서 이야기의 디딤돌로 재탄생시킨다.

다음은 문장.
머리 속에서 혼란스러운, 어지러운 느낌을
어지럽지만 읽을 수 있는 문장, 뒤죽박죽이지만 읽을 수 있는 문장으로 
잘 구현해냈다.

캐릭터.
마치 여러가지 색을 섞어 만든 검정을 지닌 캐릭터들이다.
잘 쓰지 못하는 작가들은 검정을 쓰지 못한다.
빨강이나,
파랑이나,
파스텔톤의 하늘색 정도.

여러가지 색이 섞인 검정은 표현하기가 힘들다.
하루키의 인물은
다채로운 과거와 신비로 이루어졌지만
검정이란 일관된 행동방식을 취하는, 
하지만 그로써 많은 표현을 해낸다.

벌써 어렵잖아!

하루키는 그걸 한다.
자, 다음 작품을 읽자.
그래도 상실의 시대는 리뷰 안 할래.





4. 한 줄 추천 (가난한 당신을 위한)

구입은 너무 늦었다. 나와 함께 셋트 구매를 기다리자꾸나.

*W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