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글을 그리워하는 여러분을 위한 텍스트 라디오,

DJ 달자입니다.


여러분은 마지막으로 고함을 친 게 언제인지 기억나세요?


노래방에서 크게 부른 것도 포함해서요.

산에 올라서 메아리를 듣기 위해 소리친 것도 포함해서요.

멀리 떨어진 누구를 부르기 위해,

어깨 위에 갑자기 올려진 손길에 놀라서,

지긋지긋하거나 짜증이 밀려들어 자신도 모르게 소리친 적

언제였나요?


이를 악물고 소리 낸 건 고함으로 치지 않습니다.

베개나 옷으로 입을 틀어막은 것도 안돼요.

입에서 나간 소리가 자기도 놀랄 만큼 귀로 돌아오지 않았다면

고함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시원하게, 고함 한 번 질러본 적

언제였나요?


전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점점 뜸해지는 듯하더니 

이제는 거의 고함치지 않는 듯합니다.

그럼 고함칠 일이 줄어든 걸까

예전보다 일이 술술 풀리고 있는 건가 싶지만,

아쉽게도 그렇진 않습니다.


예전에 고함쳤던 일들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슬픈 일, 억울한 일, 실망과 분노가 밀려오는 일도 여전히 많고

놀라움, 반가움, 따끔함, 간절함이 필요한 일도 여전히 많습니다.

하지만 예전만큼 고함치지 않습니다.

고함쳐도 아무 소용없는 세상에 점점 순응해버린 모양입니다.

고함은 야만적인 행동이라는 생각에 설득당했나 봅니다.


많은 향수 속에 살아도 꽃향기가 그리운 것처럼

가끔 

고함이 그립습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을 지라도,

적막한 한밤중에라도 시원하게,

야!


상상해봅니다.


- DJ 달자





P.S. 

소리 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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