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뜨고 달이 지고

바람이 불어 

계절은 이렇게도 당연하게 바뀌는데


아끼고 돌아보고

고심하며 그리워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을까.



봄의 일요일 저녁,

시간은 바람보다 가볍게 흩어지고

하루살이는 조용히

목숨을 마무리하네

알찬 하루였어









가끔 세상이 불공정하고

불완전해 보이는 이유는

시선 한 조각

빠뜨렸기 때문이다.












소년은 눈을 감싸고 주저앉았다.

누군가 소년 앞에 해를 적선했다.

소년은 해인 줄도 모르고 한 입 베어먹었다.

뜨끈함이 목을 타고 넘더니, 눈을 벌겋게 달구었다.

눈물을 흘렸더니 앞이 보인다.









그녀는 말이 없었다

그녀는 돌로 빚은 치마와

종이로 접은 블라우스를 입고

메아리를 기다렸다









아침에 일어나면 식사 전에 꿈을 잊어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꿈은 하루종일 구멍난 양말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리잡고 삶을 좀먹는다 대체로 뒤늦게 눈치챈다










선수인지 관중인지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이미 끝을 보았기에

뒤를 돌아볼 수 있다.

그리고 더.





@won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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