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06
겨울이 오길 바라. 함박눈이 내리는 날이 오길 바라. 약속을 하지 않고 너를 만나길 바라. 손을 잡지 않고 걷다, 목적지 없이 걷다, 눈길에 발자국 쌓이는 광경을 보며 걷다, 잔뜩 쌓인 눈 사이에 멈추길 바라. 문득 떠오른듯 길에서 방금 핀 눈꽃을 꺾어 너에게 줄 수 있는, 겨울이 오길 바라.
2013.09.01
귀뚜라미 울던 밤. 유리가 부서지듯 비가 내려. 달려. 첫 낙엽을 목격. 어설픈 다짐이 부끄러워. 달려.
2013.09.30
22도의 온도에 머물러. 데워지지 않는 가지에 볕이 흐른다. 바람이 불자, 잎이 무너진다. 낙엽에도 이슬은 맺힌다. 아침이다. 구름으로부터, 별이 되지 못한 물방울들이 비가 되어 내린다.
@wonwook
덤.
2013.10.05
스치는 바람마다 강물에 무늬를 그리네.
깊고 낮은 계곡따라 강물이 출렁거리네.
바람은 꾸미라 하고
계곡은 참으라 하네.
강물은 흐르길 바랄 뿐이네.
그저 바다에 가고 싶을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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