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08


밤을 침범당한 만큼 되찾고 싶었을 뿐인 젊은이들이 하나둘 쓰러지고 나면, 새벽빛 아래 영웅처럼 홀로 남지만, 하루는 끝나지 않은 채, 이미 또 시작된 지 오래. 버틴 만큼 낮을 뺏기고 밤을 넓혀가겠지.




2012.09.16


밤을 걷다 보면 어디서 멈춰야 할지 모르겠어. 정처 없이 걷느라 잘 곳을 지나쳐 버린 것 같아. 걸음을 멈춘 곳을 누구나 하나씩 갖고 있다던데, 난 아직 어디서 멈춰야 할지 모르겠어.




2012.09.17


솔직하지 못한 가을에는 작은 배에 오른다. 비가 아무리 많이 오더라도 우산은 하나만 챙긴다. 노을이 붉어질 때를 대비해서 공책을 가져간다. 공책에 담는다. 어디서 바람이 부는지 의심하지 않는다. 야구공을 줍더라도 던지지 않는다. 추워서 몸이 떨리더라도 울면 안 된다. 젖은 공책에서 글자가 나뭇잎처럼 떨어진다고 해서 가을은 아니다. 가을과 노을이, 비와 배를 적시게 내버려둔다. 그러다 보면 공책에는 어느새 노을이 지고, 가을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까만 밤이 담겨있다. 그래, 나는 밤을 담고 싶었다. 위로한다.




2012.09.18


오랜만이란 말은 벌어지는 말이다. 채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리움과 같은 말이다. 뒤늦게 깨닫고 돌아보니 없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후회와 같은 말이다. 아팠으나 이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희망과 같은 말이다. 하지만 아직 도착하지 못한 감정이 많아 드러내기 힘들다는 말이다. 그래서 동경과 같은 말이다.




2012.09.23


보는 것만으론 갈 수 없다. - 조깅




2012.09.27


우리는 모두 소설을 쓰고있다. 역경과 역전을 거듭하는 소설을 이 시간 위에 쓰고 있다.




2012.09.29


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불면은 이렇게 광고도 없이 바로 시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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