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선 비명에 전화기를 베였어. 벌어진 상처에서 비가 내렸지. 부서진 빗방울을 가지런히 모으면 빨간 나뭇잎을 만들 수도 있었을 거야. 떨어지기 전에 손으로 받아주었다면 그렇게 아프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지. 비가 귓가를 지날 때 이는 바람으로 옷을 조금은 말릴 수 있지 않았을까. 빗방울이 일 분에 여든두 번이나 떨어지고 나서야 전화기를 내려놓았어. 넌 요즘 어떠니.

@won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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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없는데 아침이 왔어. 그래서 가진 게 없어도 나는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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