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나는 앞선 이와 마주하는 당당함을 가졌고, 너는 추격하는 끈질김을 가졌다. 나는 넘어진 사람에게 다가가는 박애를 가졌고, 너는 일으키는 통솔력을 가졌다. 건너지 못할 정도로 무너진 다리에서 나는 옆사람을 다독이는 자상함을, 너는 모두에게 그 사실을 알리는 호방함을 가졌다. 나는 너보다 더 분노하고 동정하고 사랑한다. 너는 나보다 더 엄격하고 인내하고 그리워한다. 즉, 너는 나와 같다.


p.s.
 비교라는 말이 참 처량해졌다. 과거의 비교는 다름을 이야기했지만, 이제는 틀림을 말한다. 열등하다고 느끼고 그래서 필요한 것이지만 남의 입에서 듣기 싫은 말의 모음을 일컫는다. 나를, 혹은 다른 누구를 억누르기 위한 무게다. 모든 것을 비교할 능력 없는 사람들이 단촐한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자르는 행위를 말한다. 쉽게 얘기하자면 인간의 부피를 가로세로높이로 재는 것과 같다.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두 나라를 비교한다. 섬세하게 비교해야 한다. 비교에게 더 많은 장비를 주고, 더 오래 고민하게 해야한다. 무엇보다 저울질 하지 말아야 한다. 고갱과 반 고흐, 어느 쪽이 훌륭하냐고?

@won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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