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책을 읽는다. 방석이 바위처럼 굳는다. 그는 다리를 움츠린다. 바닥이 출렁거린다. 그는 책을 꽉 쥔다. 옷장에서 이끼가 자란다. 그는 무릎과 팔꿈치를 맞댄다. 옷이 펄럭이며 바닥으로 떨어지더니 헤엄쳐 바닥 속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그는 전등을 켠다. 서랍장에서 모래가 넘쳐흐른다. 그는 전등 끝에 빛을 맨다. 천장이 구름처럼 시시각각 모습을 바꾼다. 그는 전등대를 잡고 짙은 바닥을 향해 빛을 던진다. 벽은 바람처럼 천정의 구름과 바닥의 표면을 밀고 당긴다. 바닥 깊숙한 곳에서 빛을 물은 셔츠가 전등을 살살 흔드는데 그는 책을 읽는다.
@won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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