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간단한 소개

이제 사람들은

일드 '갈릴레오'는 몰라도

'용의자X의 헌신'은 안다.


영화의 괴력이다.


그 작가다.

그의 단편집이다. 




1. 작가


이 책을 택한 이유는 아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 추리소설을 즐긴다.

- 히가시노 게이고를 알고 있다.

- 단편집을 좋아한다.

- 그 작품 중 하나를 읽었다.

- 제목에서 끌렸다.

- 한 글자가 좌우대칭인 타이틀에 매혹되었다.


추리소설을 즐긴다면

그의 작품 하나 정도는 읽었을 것이며,

그를 알 것이라고 본다.

그를 안다면 단편집인 이 책에 흥미를 가졌을 것이 틀림없다.


우리집에는 그의 책 2권이 모셔져 있는데

다른 한 권은 <11문자 살인사건>이다.

(미안, 난 베스트셀러는 잘 안 사. 잘 팔리기 전에 샀음 모를까.)


위 책보다

난 이 단편집을 권한다.


추리소설의 묘는

반전과 

인간본성에 대한 고찰이다.


게이고는 이 둘을 고루 살리는 흔치않은 작가 중 한 명이다.





2. 겉보기


뒷면의 세 줄은 참 인상적이면서도

이 책의 내용을 잘 나타내고 있다.


특히

- 아주 작은 고의, 희미한 연정, 무심코 나온 사투리, 잘못된 믿음......

  사소하게 빗나간 욕망이 친구, 연인, 가족을 죽였다. -


이 문구는 모든 주관적인 해석을 제치고

이 문장은 단편들 모두의 핵심을 꿰뚫는 '사실'이다.


그리고

날 깜박 속게 했던 프린트된 하단 책날개....

책표지 하단에 너절하게 나풀거리는 책날개를 난 싫어한다. 

특히 요즘 출판사의 홍보차원에서 지면확보를 위해

이런 책날개로 책 하단을 두르곤 하는데,

읽을 때 손에 걸리적 거려서 귀찮다.


그래서

떼려고 손으로 긁었더니 

표지 디자인이었다.




 
3. 들춰보기


7개의 단편이 촘촘하게 들어있다.


...

....

참 추리소설은 리뷰하기 힘들다.

모방범 등과 같은 미야베 미유키의 리뷰라면

어차피 범인이 밝혀져 있기에 스포일링의 가능성이 희박하다만 이건....

'범인은 뻔하다', '범인은 정말 의외의 인물이다', 

'제목처럼 범인은 정말 없다', '범인은 이 안에 있다', '범인은 자신의 명예를 훼손한 손자를 죽인 할아버지다.' 류의 말도 할 수 없지 않은가....

(이 핑계로 이번 수심Add-on은 생략)


그보다 해두고 싶은 말이 있다.


이 책은 추리소설이며, 이 작가는 아직 착한 사람이다.

단편들은 모두 살인에 대해 다루고 있다.

실려있는 단편들에는 이 작가와 독자처럼 

평범한 사람들만 등장한다.

그 어디에도 범인으로 의심할만한 (코난과 김전일에서 사용되는) 

불필요한 인물은 아예 등장하지도 않는다.

누가 범인이든 상관없다.

모든 등장인물이 친숙하며 멀지 않다.

그래, 일본인이니 이름과 지명 정도는 좀 거리감이 있다.


특히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마지막 단편,

제목과 동명인 '범인 없는 살인의 밤'에서는 인물들의 이름을 잘 기억해 두어야 한다.

얽히고 설킨 그들의 관계를 단번에 파악한다면,

당신은 일본인.

(사건보다 이름이 어렵다고!)


추리소설을 읽어내려가다보면

범인은 대체로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핵심은


'왜'


그리고


'어떻게'


다.


게이고 역시 이 두 가지에 힘을 실었다.

이 소설들이 무섭고 와닿으면서 감탄을 일으키는 이유는

이 두 가지 요소가 아주 일상에 근접해 있기 때문이다.


생명은 가느다란 실 위에 놓여있고

우리는 남의 실을 쉽게 흔들곤 한다.


게이고는 

심연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얕은 강물 안으로 보이는 물고기를 잡기위한 손사래.

달걀을 단지 집고 싶다는 마음으로 내밀었던 손짓.

주변에 널린 사념들이 

생명의 상실이란 거대한 파국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조명했다.


아... 무슨 얘길 하고 있는 건가, 난.


게이고는 

흔한 마음 씀씀이로 살인한 사람들과

그들이 얽힌 사건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4. 총평

일단 한 토막 잡솨봐. 단편집이랑께.



5. 한 줄 추천 (가난한 당신을 위한)

 단편집이라 서점에서 읽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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