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젖은 햇볕(Rainy Sunshine)의 나라. 언제나 바람막이를 가지고 다녀야 하는 날씨. 우산이 거추장스러운 비바람. 내국인이나 아는 시골. 끊긴 도로의 끄트머리. 오르기 힘든 능선. 모래 반, 자갈 반의 해변. 붉은 흙으로 쌓인 절벽. 바람과 파도가 우연으로라도 작품을 만들지 못한 평범한, 혹은 버림받은 바위들. 그 틈을 비집고 나오는 성긴 잡초들. 아직 색이 덜 오른 잎사귀들. 허름한 곳. 그래서 하늘과 바다가 밀회를 즐기는 곳. 땅과 당신은 서로 마주보며 손가락 하나를 입술에 얹고, 비밀, 속삭임으로 아름다워지는 곳. 그곳을 떠나도, 당신이 어디든 바람이 불면 바다의 편지가 닿는다.

 비밀. 말해도 좋지만, 잊지는 마.

 

@won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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