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p

 나는 책 한 권을 끝내고 나면 감정적으로 탈진상태가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독자들에게 감정을 완전히 전달하지 않은 것이겠지요. 어찌되었거나 제 경우는 그렇다는 말입니다.


47p

 Y.C.: 항상 글이 잘 풀릴 때, 멈추게. 그리고 다음날 다시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글에 대해 걱정하거나 생각하지 말아야 해. (...) 글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으면 돼. 글에 대해 생각을 하는 순간 글을 쓸 수 없게 되거든. 다른 일을 생각하게. 그걸 배워야 해.


54p

(...)
 하지만 충분히 시간을 두고 뜸을 들인 다음, 글을 쓰면서 감동을 느꼈던 부분을 독자에게 소홀히 전달한 데가 없는지 다시 한 번 찾아내고 싶습니다.

***

 원고를 넘기기 전에 원고에서 손을 떼고 있을 수 있는 기간이 얼마나 되는 지 알려주십시오. 그 기간이 길수록 글은 더 좋아질 겁니다. 제 글을 냉정하게 보고 필요한 부분을 보태고 빠진 곳은 메울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기회가 될 테니까요.


56p

 2주 전에 메리 양에게 그 때까지 썼던 글을 미리 읽어보게 했습니다. 나는 어느 누구에게도 내가 쓴 글을 읽게 하지 않습니다. 글을 보여주거나 그에 관해 이야기를 하는 건 나비의 날개에 있는 것을 모두 지워버리고 매의 깃털 배열을 뒤죽박죽으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주인에게 드러내지 않고 열심히 일하고 있었는지 메리 양에게 보여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6p

(...)평생 동안 몸을 많이 썼던 사람에게는 모터에 기름과 윤활유가 필요하듯이, 몸과 마음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운동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139p

 그리고 비밀이 하나 더 있습니다. 상징적 표현이란 건 없다는 거죠. 바다는 그저 바다입니다. 노인은 그저 노인일 뿐입니다. 소년은 소년이고 물고기는 물고기입니다. 상어는 그냥 상어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상징적 표현이란 것은 모두 헛소리입니다. 그 이상의 의미란 자신이 알고 있을 때, 그 이상을 보는 것이지요.


147p
 있을 법하지 않은 소재를 찾아내 완벽하게 있을 법하고 흔한 이야기로 만들어내야 하고 또한 평범하게 보이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이야기가 글을 읽는 사람의 경험이 될 수 있으니까요.

@wonwook


,